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62

[해썹 인증] 다 지은 공장을 다시 뜯었다 소소한 일상 [해썹 인증] 다 지은 공장을 다시 뜯었다 ▣ 옮겨온 글 ▣예전 블로그에 써두었던 글을 옮겨 왔다. 문장은 그때 그대로 두고, 읽기 편하게 조금만 매만졌다. 내 손으로 올린 건물을 내 손으로 뜯는 일을 해본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나는 그걸 해봤다.그해에 제일 많이 들은 소리가 벽을 깨는 소리였다.그 소리가 처음 며칠은 아팠고, 며칠 지나니 그냥 일하는 소리로 들렸다.사람이 적응하는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그해 봄부터 여름까지 공장 안은 공사판이었다.먼지를 쓰고 자고 먼지를 쓰고 일어났다.그런데 그 몇 달이 집 짓던 그 여름보다 덜 힘들었다.이유는 하나였다.무엇을 위해 하는지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집을 지을 때는 건물이 완성되면 끝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끝이 아니었다.건물은 그릇이고, 그 그릇이 무엇을 담을 수 있는지는 그 안을 어떻게 짜.. 2025. 3. 23.
[해썹 인증] 미리 해 두는게 낫겠다. 소소한 일상 [해썹 인증] 미리 해 두는게 낫겠다. ▣ 옮겨온 글 ▣예전 블로그에 써두었던 글을 옮겨 왔다. 문장은 그때 그대로 두고, 읽기 편하게 조금만 매만졌다. 안 해도 되는 일을 굳이 하겠다고 나설 때가 있다.그때는 왜 그러냐는 말을 듣는다.몇 해가 지나서야 그게 왜였는지 설명이 된다.나한테는 그런 일이 하나 있었다.그 일을 하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들은 말이 대개 비슷했다.왜 사서 고생을 하느냐는 거였다.틀린 말이 아니었다.안 하면 안 해도 되는 일이었으니까.그런데 그 일을 하고 나서 몇 해 동안, 그게 받침대가 되어 있는 걸 여러 번 봤다.받침대는 올라가 있는 동안에는 안 보인다.없는 사람과 비교해볼 때만 보인다.그래서 그해에 왜 그랬냐는 질문에 지금은 이렇게 답한다.그때는 나도 몰랐고, 아는 사람이 옆에 있었다고.■ 건물은 섰고 안이 비어.. 2025. 3. 22.
[귀농 창업] 도시락을 나르던 여름 소소한 일상 [귀농 창업] 도시락을 나르던 여름 ▣ 옮겨온 글 ▣예전 블로그에 써두었던 글을 옮겨 왔다. 문장은 그때 그대로 두고, 읽기 편하게 조금만 매만졌다. 살면서 자기 건물을 자기 손으로 지어보는 경험을 몇 번이나 할 수 있을까.나는 그걸 한 번 해봤다.그 몇 달이 내 인생에서 제일 몸과 마음과 정신이 정말 고단했지만, 제일 행복했다. ■ 첫 삽터가 정해지고 업자가 정해지고 나니 일이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첫 삽을 뜨는 날 아침에 일찍 올라가 혼자 서 있었다.아직 아무것도 없었다.풀이 베어진 자리에 줄만 쳐져 있었다.그 줄 안을 걸어보면서 여기가 작업장이고 여기가 창고고 여기가 내 방이라고 혼자 중얼거렸다.그러고 나니 눈물이 조금 났다.빈손으로 내려와서 일 년 조금 지난 때였다.그 자리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봤다.빌려 살던 집이 보이는 자리.. 2025. 3. 21.
[귀농 창업] 장아찌를 접고 가공으로 소소한 일상 [귀농 창업] 장아찌를 접고 가공으로 ▣ 옮겨온 글 ▣예전 블로그에 써두었던 글을 옮겨 왔다. 문장은 그때 그대로 두고, 읽기 편하게 조금만 매만졌다. 지원 대상자가 되고 나니 그다음 질문이 돌아왔다.그래서 무엇을 할 건가.그 자리에서 바로 대답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원래는 장아찌였다원래 나는 요리에 관심이 많았다.먹는 것에 유난한 편이고, 뭘 만들어보는 걸 좋아한다.예전부터 산야초를 활용한 장아찌를 만들어보겠다는 구상을 오래 품고 있었다.시골에 내려와 산을 타면서 그 생각이 더 또렷해졌다.산에 올라가면 눈에 들어오는 게 전부 재료였다.저건 데쳐서 담그면 되겠다, 저건 소금에 절였다가 간장을 부으면 되겠다.그런 생각을 하면서 지게를 졌다.집에 와서 몇 가지를 직접 담가보기도 했다.항아리를 하나 사다 놓고 이것저것 넣어보면서 .. 2025. 3.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