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6 소소한 일상 [벤처기업 인증] 그날 저녁의 술 한잔 ▣ 옮겨온 글 ▣예전 블로그에 써두었던 글을 옮겨 왔다. 문장은 그때 그대로 두고, 읽기 편하게 조금만 매만졌다. 인증 받고 조 대표님이랑 술을 한잔 제대로 했다.그동안 같이 일하면서 밥은 여러 번 먹었지만, 그렇게 앉아서 길게 마신 건 그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다.서류가 끝났고 결과가 나왔고 그날은 둘 다 할 일이 없었다.그런 날이 사실 잘 없다.일이 진행 중일 때는 마셔도 머릿속에 서류가 남아 있고, 일이 안 될 때는 마실 기분이 아니다.끝나고 나서 비는 날이 하루 있는데, 그날이 그런 날이었다.자리는 읍내에 있는 작은 식당이었다.번화한 데가 아니고, 테이블 몇 개 놓인 집이다.문경 내려와서 몇 해 지나니 그런 집이 편해졌다.시끄럽지 않아서 얘기가 들린다.그날은 둘이 앉아서 꽤 오래 있었다.처음에는 .. 2026. 1. 27. 소소한 일상 [임업후계자] 40시간을 채우는 동안 ▣ 옮겨온 글 ▣예전 블로그에 써두었던 글을 옮겨 왔다. 문장은 그때 그대로 두고, 읽기 편하게 조금만 매만졌다. 겨울 산은 속이 다 보인다.잎이 떨어지고 나면 나무 사이로 먼 데까지 눈이 간다.여름에는 들어가도 몇 걸음 앞만 보이던 자리가, 겨울에는 능선까지 보인다.그래서 산을 보려면 겨울에 봐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땅의 모양도 그때 드러난다.무엇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고 싶으면 가려 있는 게 떨어진 뒤에 봐야 하는 모양이다.사람 일도 그런 것 같다. ■ 40시간임업후계자로 선정되려면 교육을 받아야 했다.40시간이었다.산림교육원이나 지정된 전문 교육기관에서 받는 교육이다.40시간이라고 하면 하루 여덟 시간으로 닷새 분량이다.처음 그 숫자를 보고 좀 걸렸다.닷새를 비워야 하는 거였다.그런데 알아보니 전부.. 2025. 12. 14. 소소한 일상 [농민사관학교] 동기들의 공장 견학 ▣ 옮겨온 글 ▣예전 블로그에 써두었던 글을 옮겨 왔다. 문장은 그때 그대로 두고, 읽기 편하게 조금만 매만졌다. 시골에서 사람이 찾아오는 날은 아침부터 다르다.마당을 한 번 쓸고, 작업장 바닥을 한 번 밀고, 창고에 쌓인 상자를 가지런히 놓는다.평소에 안 하던 걸 그날은 한다.도시에서는 손님이 와도 그런 걸 안 했다.여기서는 집과 일터가 붙어 있으니 손님이 오면 일하는 자리가 다 보인다.보이는 걸 알고 있으니 치운다.그래서 가끔 손님이 오는 게 좋다.■ 1박 견학이 있었다과정 중간에 1박으로 견학을 가는 일정이 있었다.다른 지역에 잘하는 데를 보러 가는 거였다.가보고 싶었다.남의 공장을 눈으로 보는 게 강의 여러 번보다 낫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런데 그 날짜에 대량 납품이 걸려 있었다.미룰 수 없는 .. 2025. 7. 13. 소소한 일상 [사업 시작] 매장에 우리 제품 들어가다. ▣ 옮겨온 글 ▣예전 블로그에 써두었던 글을 옮겨 왔다. 문장은 그때 그대로 두고, 읽기 편하게 조금만 매만졌다. 처음엔 약초 주문이 간간이 들어오는 정도였다.온라인에만 의지하고 있었으니 수입이라고 할 게 거의 없다시피 했다.그 시기를 넘길 수 있었던 건 내 힘이 아니었다.지금도 그 얘기를 할 때마다 분명히 해두고 싶은 게 그거다.내가 잘해서 넘어간 게 아니었다.그 시기에 혼자 버티고 있었으면 지금 이 블로그를 쓰고 있지 않았을 거다. ■ 들어오지 않는 주문상품을 다 올려놓고 나면 할 일이 없어진다.그게 제일 견디기 어려웠다.산에서 일할 때는 몸을 쓰면 하루가 갔는데, 이건 앉아서 기다리는 일이었다.아침에 일어나 화면부터 켜고, 밤에 자기 전에 한 번 더 보고.숫자가 안 움직이는 날이 계속되면 사람이 .. 2025. 3. 16.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