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44 소소한 일상 [해썹 인증] 2019년 10월 28일 ▣ 옮겨온 글 ▣예전 블로그에 써두었던 글을 옮겨 왔다. 문장은 그때 그대로 두고, 읽기 편하게 조금만 매만졌다. 종이에 날짜가 찍혀 나오는 날이 있다.그 날짜를 보면 그 앞의 몇 달이 한꺼번에 떠오른다.2019년 10월 28일이 나한테 그런 날짜다.그날 받은 종이가 두 장이었다.두 장이 된 이유도 그 앞의 몇 달에 들어 있다.그 몇 달 동안 벽을 깨고 서류를 쌓았다.그걸 다 하고 받은 종이였으니 가벼울 수가 없었다.그래서 그 뒤로 날짜를 기억한다.공장 허가 난 날, 사업자 낸 날, 그리고 이 날.그 세 날짜가 내 앞의 몇 해를 가르는 선이었다.사업자를 낸 날은 시작한 날이고, 공장 허가가 난 날은 만들 수 있게 된 날이고, 이 날은 믿어달라고 말할 수 있게 된 날이었다.만들 수 있는 것과 믿어달라고 .. 2025. 3. 25. 소소한 일상 [해썹 인증] 서류만 산더미 ▣ 옮겨온 글 ▣예전 블로그에 써두었던 글을 옮겨 왔다. 문장은 그때 그대로 두고, 읽기 편하게 조금만 매만졌다. 공장을 뜯는 일은 몸으로 밀면 됐다.서류는 그게 안 됐다.그해에 제일 넘기 어려웠던 건 벽이 아니라 종이였다.벽은 깨면 깨지는데 종이는 깨서 되는 일이 아니었다.앉아서 써야 하는 일이고, 쓰려면 알아야 하는 일이었다.그리고 쓸 줄 아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 일이었다.그게 제일 중요한 조건이었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현장 일은 사람을 사서 시킬 수 있다.서류는 그게 잘 안 된다.우리 공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아는 사람이 써야 하니까.그러니 밖에서 사오는 게 아니라 안에 있는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이었다.그분은 우리 공장을 처음부터 봐오신 분이었다.땅을 알아볼 때부터 계셨고, 건물이 올라가는 것도.. 2025. 3. 24. 소소한 일상 [해썹 인증] 다 지은 공장을 다시 뜯었다 ▣ 옮겨온 글 ▣예전 블로그에 써두었던 글을 옮겨 왔다. 문장은 그때 그대로 두고, 읽기 편하게 조금만 매만졌다. 내 손으로 올린 건물을 내 손으로 뜯는 일을 해본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나는 그걸 해봤다.그해에 제일 많이 들은 소리가 벽을 깨는 소리였다.그 소리가 처음 며칠은 아팠고, 며칠 지나니 그냥 일하는 소리로 들렸다.사람이 적응하는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그해 봄부터 여름까지 공장 안은 공사판이었다.먼지를 쓰고 자고 먼지를 쓰고 일어났다.그런데 그 몇 달이 집 짓던 그 여름보다 덜 힘들었다.이유는 하나였다.무엇을 위해 하는지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집을 지을 때는 건물이 완성되면 끝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끝이 아니었다.건물은 그릇이고, 그 그릇이 무엇을 담을 수 있는지는 그 안을 어떻게 짜.. 2025. 3. 23. 소소한 일상 [해썹 인증] 미리 해 두는게 낫겠다. ▣ 옮겨온 글 ▣예전 블로그에 써두었던 글을 옮겨 왔다. 문장은 그때 그대로 두고, 읽기 편하게 조금만 매만졌다. 안 해도 되는 일을 굳이 하겠다고 나설 때가 있다.그때는 왜 그러냐는 말을 듣는다.몇 해가 지나서야 그게 왜였는지 설명이 된다.나한테는 그런 일이 하나 있었다.그 일을 하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들은 말이 대개 비슷했다.왜 사서 고생을 하느냐는 거였다.틀린 말이 아니었다.안 하면 안 해도 되는 일이었으니까.그런데 그 일을 하고 나서 몇 해 동안, 그게 받침대가 되어 있는 걸 여러 번 봤다.받침대는 올라가 있는 동안에는 안 보인다.없는 사람과 비교해볼 때만 보인다.그래서 그해에 왜 그랬냐는 질문에 지금은 이렇게 답한다.그때는 나도 몰랐고, 아는 사람이 옆에 있었다고.■ 건물은 섰고 안이 비어.. 2025. 3. 22. 이전 1 ··· 3 4 5 6 7 8 9 ···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