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62 소소한 일상 [법인 설립] 뜻은 그대로 이어 받다 ▣ 옮겨온 글 ▣예전 블로그에 써두었던 글을 옮겨 왔다. 문장은 그때 그대로 두고, 읽기 편하게 조금만 매만졌다. 시골에서 몇 해 지내다 보니 달력보다 먼저 아는 것이 생겼다.앞산 빛이 바뀌는 순서다.잎이 나기 시작하면 산이 아래에서부터 연해지고, 며칠 지나면 그 연한 빛이 위로 올라간다.그게 다 올라가 산머리까지 닿으면 그제야 완연한 철이 된 것이다.도시에 있을 때는 그런 걸 볼 일이 없었다.가로수 몇 그루로 계절을 짐작했으니 틀릴 때가 많았다.산 하나를 통째로 보고 있으면 틀릴 일이 없다. ■ 이름을 하나 지어둔 게 있었다법인을 만들기로 하고 제일 먼저 정해야 할 것이 이름이었다.그런데 나는 그 자리에서 고민할 게 없었다.개인사업자로 쓰던 이름을 그대로 가져가기로 일찍 마음을 정해두었기 때문이다.새.. 2025. 3. 27. 소소한 일상 [법인 설립] 법인까지는 생각이 없었다 ▣ 옮겨온 글 ▣예전 블로그에 써두었던 글을 옮겨 왔다. 문장은 그때 그대로 두고, 읽기 편하게 조금만 매만졌다. 예전에는 추위를 덜 타고 더위를 많이 타는 편이었다.그런데 나이가 드니 몸이 계절을 느끼는 방식이 달라진 모양이다.겨울엔 유독 춥고 여름엔 유독 덥다.거리에서 마주치는 젊은 친구들의 가벼운 옷차림을 보면 분명 봄인데, 내게 닿는 바람은 아직 왜 이리 서늘한지 모르겠다.나이가 드는 것도 계절이 바뀌는 것도, 어느 날 문득 알아차리게 되는 종류의 것이다.그래도 아침에 문을 열면 공기에 섞인 흙냄새가 전과 다르다.겨울에는 없던 풋풋한 것이 코끝을 스친다. ■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원래 나는 법인까지는 생각이 없었다.개인사업자로 공장을 올리고 해썹 인증까지 받았으니,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 2025. 3. 26. 소소한 일상 [해썹 인증] 2019년 10월 28일 ▣ 옮겨온 글 ▣예전 블로그에 써두었던 글을 옮겨 왔다. 문장은 그때 그대로 두고, 읽기 편하게 조금만 매만졌다. 종이에 날짜가 찍혀 나오는 날이 있다.그 날짜를 보면 그 앞의 몇 달이 한꺼번에 떠오른다.2019년 10월 28일이 나한테 그런 날짜다.그날 받은 종이가 두 장이었다.두 장이 된 이유도 그 앞의 몇 달에 들어 있다.그 몇 달 동안 벽을 깨고 서류를 쌓았다.그걸 다 하고 받은 종이였으니 가벼울 수가 없었다.그래서 그 뒤로 날짜를 기억한다.공장 허가 난 날, 사업자 낸 날, 그리고 이 날.그 세 날짜가 내 앞의 몇 해를 가르는 선이었다.사업자를 낸 날은 시작한 날이고, 공장 허가가 난 날은 만들 수 있게 된 날이고, 이 날은 믿어달라고 말할 수 있게 된 날이었다.만들 수 있는 것과 믿어달라고 .. 2025. 3. 25. 소소한 일상 [해썹 인증] 서류만 산더미 ▣ 옮겨온 글 ▣예전 블로그에 써두었던 글을 옮겨 왔다. 문장은 그때 그대로 두고, 읽기 편하게 조금만 매만졌다. 공장을 뜯는 일은 몸으로 밀면 됐다.서류는 그게 안 됐다.그해에 제일 넘기 어려웠던 건 벽이 아니라 종이였다.벽은 깨면 깨지는데 종이는 깨서 되는 일이 아니었다.앉아서 써야 하는 일이고, 쓰려면 알아야 하는 일이었다.그리고 쓸 줄 아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 일이었다.그게 제일 중요한 조건이었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현장 일은 사람을 사서 시킬 수 있다.서류는 그게 잘 안 된다.우리 공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아는 사람이 써야 하니까.그러니 밖에서 사오는 게 아니라 안에 있는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이었다.그분은 우리 공장을 처음부터 봐오신 분이었다.땅을 알아볼 때부터 계셨고, 건물이 올라가는 것도.. 2025. 3. 24.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16 다음